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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성공의 비결은 오직 노력뿐이다



성공의 비결은 오직 노력뿐이다


광양 (주)육일솔루션 조현수 대표이사




28년째 광양에서 공구상을 운영하는 (주)육일솔루션 조현수 대표이사. 그는 10평짜리 조그마한 가게에서 공구상을 시작해 지금은 1천700여 평 규모의 매장과 창고를 지닌 거상으로 거듭났다. 공구상을 시작한 이래 한 번도 게으름을 피워본 기억이 없다는 그. 현재 위치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을 터. 공구상과 함께 한 그의 인생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기로 한다.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하다
 
전남 광양시 태인동의 한적한 마을. 파출소 맞은편 대로변에 자리하고 있는 육일솔루션은 그 규모부터 남달랐다. 가게 뒤편에 마련된 넓은 주차장은 물론이요, 창고의 규모도 어림잡아 1천 평은 넘어보였다. 매장에는 셀수도 없이 엄청나게 많은 양의 공구들이 진열돼 있었다. 때문에 매장 안이 한눈에 들어오길 바라는 것은 무리이자, 욕심이었다. 육일솔루션의 규모는 ‘공구상’이라고 부르기에는 그 규모가 컸다.
“물건 품목, 매장 규모 면에서 백퍼센트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전국에서 가장 큰 공구상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담당해 본 매장 중에 가장 커요.”
때마침 물건 납품을 위해 가게를 찾은 한 영업사원의 말이었다. 정말 처음부터 압도당한 느낌이었다. 분명 조현수 대표이사는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현 공구상을 일군 인물이라고 들었다. 한 세대에서 이룬 성과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규모였다. 그때였다.
“어서 들어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노신사가 점잖은 어투로 인사를 건넸다. 조현수 대표이사였다. 인자한 인상에 단정한 양복차림의 그가 환한 웃음을 지었다.



200만원도 안되는 물건 값으로 스타트
 
“이 업계에 발을 들인 지 벌써 28주년을 맞이했습니다. 86년도에 제가 이 일을 처음 시작했으니까요.”
허공을 향해 시선을 내던지며 회상에 잠긴 듯 조현수 대표이사는 말을 꺼냈다. 조현수 대표이사 가족은 바다를 끼고 있는 광양에서 본디 김 양식을 하면서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당시 조현수 대표이사는 일용직 목수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동료들을 통해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광양에 온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목수 일을 하면서 공사현장을 드나들었죠. 그때 작업에 사용될 수많은 공구들이 현장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뒷받침 해줄만한 제반시설은 없었어요. 누구든 먼저 나서서 공구상을 열면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죠.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랐으니까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곧장 실행에 옮겼어요.”
곧 10평 남짓한 가게를 얻어 ‘육일철물건재’를 차렸다. 가게 물건은 그 값을 더해도 채 200만원도 되지 않았다고 했다. 초라한 출발이었다.


동생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판잣집으로

 
하지만 5년 후 조현수 대표이사는 동생에게 가게를 내주고 말았다. 형편이 좋지 못했던 동생이 그곳에 중화요리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조현수 대표이사는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다.
“동생이 중국집을 하면 잘 될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래서 가게를 아무조건 없이 동생에게 넘겼어요. 저야 또 다른 곳에서 일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더 나은 곳으로 가도 모자랄 판에 조현수 대표이사의 다음 행선지는 판잣집이었다. 판잣집에서 가족과 함께 8년이 넘는 생활을 했다고 한다.
“8년 정도 판잣집에서 가게와 살림을 살았어요. 그때 자식들이 사춘기였는데, 친구들을 도저히 초대하지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창피하다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한 일이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조차 없었어요. 열심히 일해서 하루빨리 더 좋은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물론 근본적으로 가족을 위해서 그런 것이었지만요.”



아내가 소망하던 3층집에 살다
 
공구상 일과 더불어 공사현장에 인부를 함께 데리고 나가 토목과 건축 일도 병행했다. 이 일을 하면서 필요한 공구들도 함께 취급했다. 일거양득이었다. 조현수 대표이사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3층집으로 이사를 갈 수 있었다.
“아내가 3층 집에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그게 이뤄졌죠. 63빌딩이 제 것이라 해도 이런 기분일까요. 세상을 가진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가족도도 정말 좋아했었죠.”
이만하면 부러울 게 없을 법도 한데 조현수 대표이사는 변함없이 가게 문을 아내와 함께 열고 12시가 넘어서야 문을 닫았다. 매장 청소, 진열, 뒷정리도 늘 그들 몫이었다. 조현수 대표이사는 그 자리에 만족하며 안주하려 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라
 
현재 위치한 육일솔루션 자리는 지난해 말 옮긴 새로운 터전이다. 확장이전한 것이다. 규모를 키우고 구색을 더 갖춘 것에 대해 조현수 대표이사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했다.
“IMF때 남들은 다 힘들다고 했지만 전 오히려 돈을 벌었습니다. 바로 제가 많은 구색을 갖추면서 물건을 남들보다 조금이나마 더 싸게 팔았기 때문이죠. 이 같은 전략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나 경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더욱 더 말이죠. 요즘은 경쟁이 말도 못할 정도로 치열합니다.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해야 합니다. 공구마트 형식으로 규모를 키워 싸게 받고 싸게 팔아 경쟁력을 갖춰야죠. 가게 확장 이유도 공구를 싸게, 그리고 단품이라도 대량구매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양한 품목, 저렴한 가격, 신속한 배달이 저희 가게가 추구하고 있는 신념입니다.”



지역사회 봉사, 늘 염두하고 있어
 
앞으로 확장 이전한 가게가 자리가 잡히면 꼭 하고픈 일이 있다고 했다. 바로 봉사다.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습니다.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사실 제 나이를 생각하면 돈을 벌기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베풀며 나눔의 삶을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봉사에 대한 그의 생각은 진정 진심이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가게 부채가 어느 정도 있습니다. 물론 곧 갚겠죠. 그러면 아마 봉사에 대한 생각이 더 들것 같습니다. 그동안 여러 단체장을 맡으며 수많은 활동을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지역을 위해 힘이 되고 싶다는 조현수 대표이사. 오랜 시간 갚진 노력으로 지금을 만든 그 이기에 지역을 위한 일에 봉사하겠다는 그 약조에 더욱 믿음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