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공구상탐방

온라인 공구시장을 개척하다 울산 공구조아 오인택 사장



온라인 공구시장을 개척하다
 
울산 공구조아 오인택 사장





온라인 시장은 무한하다고 흔히들 말한다. 이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열려있는 시장이기에 그 진입문턱도 매우 낮다. 하지만 그 낮은 문턱을 넘으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험난한 고생길이다. ‘온라인 마켓에 뛰어들었다’는 말을 주변서 심심치 않게 들어도 ‘성공했다’는 말은 잘 들리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변화무쌍한 온라인 시장에 공구를 가지고 자신 있게 문을 두드린 곳이 있다고 하기에 찾아가봤다.


똑똑똑, 공구상 맞나요?
 
울산 남구의 한 도로변에 자리한 상가. 한눈에 공구상이라고 알 수 있었던 여타의 공구상들과는 그 겉모습부터 달랐다. 그렇다고 공구상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눈앞에 가게를 두고도 ‘아뿔싸!’ 그만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유턴을 돌려 차를 가게 앞에 세웠다. 고개를 들어 간판의 상호를 보고 수첩에 적힌 상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나서야 ‘제대로 찾아 왔구나’ 했다. 마치 옷가게 같았다. 검정 바탕 간판의 한쪽 귀퉁이에 깔끔한 글씨체로 자리잡은 ‘공구조아’ 상호가 세련되게 느껴졌다. ‘보쉬’, ‘디월트’, ‘계양’ 등 흔히 우리가 말하는 ‘메이커’도 간판 하단에 영어로 쓰여 있어서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09joa.com이라는 홈페이지 주소가 상호보다 간판에 크게 자리한 것도 다른 공구상과는 다른 점이었다.
마침 한 남성이 가게 문을 열고 나왔다. 혹시 “사장님이신가요?”라고 물어보니 “맞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공구조아에 대한 첫인상은 이처럼 이색적이었다



공구와 인연이라곤 없었던 사장
 
풍채 좋고 인상 좋은 오인택 사장이 공구조아를 정식으로 오픈한 때는 2009년도 9월이었다. 그전까지 그는 무슨 일을 했을까?
“디자인 관련 학과를 나왔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었죠. 아마 당시 한 20개 정도 홈피를 관리했던 것 같아요.”
이후 그는 조그마한 사무실에 컴퓨터 등 최소 필요한 집기만을 갖춰놓은 채 ‘아트모아’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제품들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약 2년 정도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사업을 정리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한 공구상의 온라인 쇼핑몰을 담당하게 됐다. 그동안 홈피제작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던 그의 경력 덕분이었다.
“한 6개월 정도 공구상에서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공구상 온라인몰이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처음 했죠. 디자인을 전공했던 내가 공구를 접할 일은 그 전에 없었으니까요.”
오픈마켓에 판매처를 두고 소량으로 공구를 파는 곳은 많았지만 공구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당시만 해도 별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른바 빈틈을 발견한 것이다. 공구전문 온라인 쇼핑몰 열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지난 2년간 디자인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면서 쌓았던 경험들이 소중한 재산으로 다가왔다.
“디자인 제품을 팔면서 유통흐름에 대해 알게 됐죠. 어떤 식으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지, 배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재고와 반품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이런 일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 분야에서 판매 품목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똑같은 것이니까요.”



주위의 걱정을 기대로 바꾸다
 
물론 오 사장이 다시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한 번의 쇼핑몰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잘 하라는 격려보다는 우려를 더 많이 했다고 한다.
 
“당시 집안 사정도 그렇게 좋지 못했습니다. 사업을 벌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죠.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여기서 뭘 하더라도 지금보다 나빠지진 않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도 젊었고요.”
초기 창업 자금은 여느 온라인 쇼핑몰 사업이 그렇듯 많이 들지는 않았다고 했다.
“보통 주변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구상을 차릴 때 가게 임대료, 인건비 등을 차치하고서라도 물건 값만 1억 이상이 들어간다고 말하세요. 흔히들 말하는 ‘구색’을 갖출 경우는 그 이상도 훌쩍 넘게 들죠. 하지만 온라인은 그렇지 않아요. 장소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몫 좋은 곳에 가게가 들어설 필요도 없죠. 구색도 딱히 필요하지 않아요. 사실대로 말하면 처음에 제품 한 개도 없이 일을 시작했어요. 사업 초기 투자비용이 일반 공구상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게 그의 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 9월 첫 달 온라인 매출은 400만원.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첫 온라인 쇼핑몰 경험을 자양분 삼아 자사 홈페이지보다는 국내 4대 온라인 오픈마켓에 홍보를 집중했다.
“우리나라 4대 오픈마켓이 지마켓, 11번가, 옥션, 인터파크입니다. 이 4곳을 위주로 상품을 올려놓고 팔았습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오픈마켓 판매처는 셀 수도 없이 많죠. 그런 곳을 집중 공략했어요. 사실 예전에는 흔히들 돈만 받고 물건은 배송해주는 이른바 ‘먹튀’도 많아 오픈마켓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용도가 좋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죠. 하지만 중간 솔루션이 그간 많이 좋아졌어요. 물건을 확인 받은 후에서야 업체에 돈을 지불하는 형식이 바로 그런 개선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소비자들도 오픈마켓에서 사면 시중보다 더 값싸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요. 그래서인지 사업초기 매출이 매월 두 배로 뛰었어요.”


시간, 장소 구애 없이 일하는 큰 이점
 
앞서 말했듯이 오 사장의 공구상 규모는 크지 않았다. 거의 전적으로 온라인상에서만 판매를 하기 때문에 가게 규모는 아무런 장애가 되질 않는다. 가게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물건을 구매하고 AS를 위해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 대신 책상 3개에 컴퓨터가 놓여 있을 뿐이다. 오 사장을 제외한 직원 수는 두 명. 한명은 상품을 등록하고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있고, 나머지 한명은 포장과 고객 상담을 전담하고 있다. 그는 이 두 가지를 총괄 관리한다. 때문에 사무실은 전화벨 소리,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만 가득할 뿐이다.
“온라인 상점의 가장 큰 이점은 장소 구애를 받지 않은 채 전국을 상대로 도·소매를 할 수 있다는 거죠. 또 재고 보관을 위한 창고도 필요가 없어요. 창고가 없으니 이를 관리할 인력도 필요 없죠. 그래서 운영비 중 고정비와 변동비 모두를 줄일 수 있는 겁니다.”
반송 비율이 낮은 것도 다른 업종에 비해 이점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쇼핑 해보신 분들은 다 공감하시겠지만 실제로 물건을 보고 구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막상 받아보면 실망해서 반품을 요청하는 경우가 상당하죠. 우리 입장에서는 이를 단순 고객 변심이라고 하는데요. 물건 하자가 원인이 아닌 고객의 단순변심에 의한 반품요청이 상대적으로 공구는 적어요. 전체 주문건의 5%는 미만이에요. 다들 정말 필요해서 구매하거나 물건의 사양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해요.”
초창기 껑충껑충 뛰었던 매출이 지금은 안정기에 들었다고 그는 말한다.
“온라인 쇼핑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수금과 결제가 바로바로 된다는 것이에요. 자금 흐름이 확실하다는 것이죠. 오프라인 공구상은 자금유통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상당하잖아요. 그래서 비약적으로 우리 공구조아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약간 숨고르기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게 확 늘어나지는 않고 있어요. 현 시점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생각이에요. 지금까지 국내 소비시장을 두고 사업을 펼쳤다면 앞으로는 해외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할 생각입니다. 이게 다 온라인 쇼핑몰이기 때문에 시도할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37세의 오인택 사장에게 온라인 쇼핑몰은 세계와 그를 연결해주는 통로처럼 보였다. 경계 없는 온라인 사업의 특징처럼 오 사장의 미래 발전 가능성도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오인택 사장이 말하는 온라인 쇼핑몰 포인트


 
1. 적재적소에 광고를 적극 이용해라.
포털사이트에는 ‘키워드광고’라는 것이 있다. 검색에 연관 단어를 입력했을 때 우리 공구조아 홈페이지가 첫 화면에 등장해 소비자들의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광고효과는 상당하다.
 
2.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직배송을 선택해라
인건비와 재고비를 줄이기 위해 거래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가 주문하고 거래업체로부터 물건을 받아 배송을 하는 것은 유통단계가 한 단계 더 많은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
 
3. 고객과 직접 소통은 중요하다.
클레임을 거는 손님을 피하기보다는 직접 통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건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배송하는 것은 기본이고 반품 요청이 들어왔을 시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따져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