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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신화종합상사 김경순의 손님 잡는 비결

신화종합상사 김경순 팀장
 
떠나던 손님도 잡는 비결

단단히 성장해가는 공구상에는 반드시 특별한 여성이 한명씩 있다. 가게청소부터 경리업무, 재고정리, 주문, 전화 응대에서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공구가게에서 여성이 하는 일들은 남성 못지않다. 대전 대덕구 대화동 산업용재상가에 위치한 신화종합상사는큰 규모의 공구상으로 세워진지는 십 수년이 넘었다. 그런데 이 공구상에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은 미소로 가게를 지켜온 여성이 있다.



사촌오빠 권유로 공구인 생활 시작
 
김경순 팀장은 처음부터 공구인이 아니었다. 공구라고는 전혀 모르고 다른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왔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녀가 공구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사촌오빠이자 신화종합상사 대표 이보선씨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사장님과 저는 사촌지간이에요. 고종사촌, 외사촌 사이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서로 잘 알고 있었는데 사촌오빠가 일을 좀 도와주면 안되겠냐고 묻더라고요. 사람이 하나 필요로 한데 이왕이면 아는 사람이 도와주면 참 좋겠다고 해서 그냥 앉아만 있으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웬걸요. 한 칸짜리 작은가게가 어찌 그리 바쁜지 물건 주문하고 응대하고 처음에는 일이 힘들어서 괜히 시작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공구상은 일반인은 모르는 낯선 용어들을 사용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다. 김경순 팀장도 처음에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일을 하곤 했다고. 하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생각하며 버티자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공구상 일을 파악할수 있었다. 그렇게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 가게에 들어온지가 벌써 15년이다.




납품위주 공구상은 전화응대 중요
 
신화종합상사는 연구소의 납품위주로 장사를 하는 업체다. 소매업이 아닌 납품을 위주로 장사를 하는 곳이라 전화응대를 잘 해야 하는 것이다. 친절하고 또한 정확하게 물건을 납품해야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초창기 한 칸짜리 작은 가게에서 출발하였지만 친절하고 신속한 고객응대로 지금의 신화종합상사의 규모는 대전의 산업용재유통상가 내에서도 큰 편에 속할 정도로 크게 성장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전화받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사장님이 밖에 나가서 열심히 영업을 해서 귀한 주문을 받아 왔는데 엉뚱한 물건을 주거나 혹은 불친절하게 전화로 고객응대를 하면 안되죠. 영업을 통해 주문을 받아오면 그것이 끝이 아니고 거기서부터 잘 응대를 해야 고객이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오래오래 있습니다. 아무리 밖에서 영업을 잘해도 안에서 받쳐주지 않으면 소용없죠.”
대기업이나 구멍가게나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법이다. 그래서 현명한 사업가는 자신에게 필요한 인재를 알아보고 또 그러한 사람을 곁에 두려 노력한다. 잘 나가던 공구상도 직원 하나로 인해 무너져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그래서 김경순 팀장은 신화종합상사에 있어 더 없이 소중한 인적자원이다


가정에 소홀해질 때가 가장 아쉬워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기란 무척 힘든 법이다. 엄마를 찾는 자녀 문제도 있고 또한 며느리의 역할도 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직장일을 하면서 주부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어느 공구상이 그렇듯 여기도 직원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 한명이 빠지면 바로 티가 나거든요. 더군다나 영업이나 배달이 아닌 가게에서 전화를 받는 사람이 빠지면 더욱 바빠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편찮으신 거예요. 누구라도 돌봐야 할 사람이 있어야하는데 응당 며느리인 제가 해야할 몫이죠. 어쩔 수 없이 집안일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으니까 다른 직원들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남편도 집안일을 도와주고 하지만 그래도 제가 더 신경을 써야 마음이 편해지죠. 주부의 역할과 직장인의 역할이 있는데 동시에 그 역할을 요구하는 순간이 옵니다. 주변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당분간 시어머님을 모시려고 했어요. 그런데 사촌오빠인 사장님이 배려를 많이 해 줬어요. 그러지말고 직장 다니면서 시어머니 모시라고. 미안해서 못다니겠다고 하니까 괜찮다며 격려해주더라고요. 주위 직원들도 응원해주고. 그래서 다들 고맙죠. 주위의 배려가 없었으면 지금까지 여기 있지 못했죠.”
어느 곳이든 여성이 사회에서 일을 한다면 어느 정도의 배려는 있어야 한다. 한국의 문화는 직장을 다니는 여성에게도 주부 역할을 강요한다. 공구업계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힘들어하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주변 공구인들의 배려와 도움이다. 김경순 팀장은 신화종합상사 직원들의 배려로 계속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고 이에 보답하듯 열심히 일해 신화종합상사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아들에게 공구 알려주는 엄마
 
그녀의 두 아들은 중학생이다. 한참 이것저것 관심이 많을 나이 두 아들들은 공구나 산업현장 관련된 것이 궁금할 때 이제는 아버지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엄마를 찾아 묻곤 한다.
“아무래도 여기 있으면 공구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고 또 알게되요. 그 공구가 어디에 쓰이고 어떨 때 사용되고 가격도 파악되고 이 브랜드보다 저 브랜드가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되고요. 남편은 직업병이라고 하는데 길 가다가 공구가 보이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되더라고요. 저건 얼마인데 저건 어디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데 하고. 아이들도 학교에서 기술 관련 과목에서 공구관련 수업을 듣고 제게 물어요. 그럴 때 보람을 느끼죠. 가정주부로만 살아가기 보다는 뭔가 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가 될 수 있어서 좋아요. 더군다나 산업현장에 밀접한 공구상에서 일해서 더욱 가슴 뿌듯하구요.”


직원들 화합에 일등공신 역할
 
10년 전의 신화종합상사와 지금의 신화종합상사는 규모, 거래처, 직원 수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규모가 커진만큼 김경순 팀장은 직원들간의 끈끈한 화합을 중요시 여긴다.
“사장님은 밖에서 아무래도 영업을 하기위해 자리를 비우는 순간이 많아요. 그럼 제가 여기서 물건 주문 받고 배달지시 내리고 확인도 해야하죠. 다른 곳에 물건 주문한 것이 잘 들어 왔는지도 확인을 해야 하고요. 공구상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의외로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고요. 그래도 서로 화를 내면서 일을 할 수는 없죠. 서로 도와가고 이해하면서 일을 해야 합니다. 직원들 간의 화합이 제일 중요하죠. 공구상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은 영업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구상에서 상주하는 직원이니까요. 앞으로도 밝게 웃으면서 사람들을 응대해야죠.”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이면서 공구상사의 팀장으로 일하는 김경순씨의 미소가 밝다. 앞으로도 친절과 정성으로 고객을 대하겠다고 다짐하는 김경순 팀장을 응원한다.

글, 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