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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경영 칼럼

 

고정관념 깨야 성장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틀, 즉 고정관념을 가지고 산다. 고정관념은 과거의 경험, 교육, 문화 속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덕에 우리는 세상을 빠르게 이해하고 이미 경험해 본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고정관념은 보이지 않는 유리벽처럼 시야를 가리고 삶의 가능성과 성장을 저해하기도 한다.

 

 

잘못된 성경 해석으로 불러온 유태인 박해


먼저 여러 고정관념들이 사실은 사소한 이유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모세의 머리에 뿔이 달렸다’는 믿음이 대표적이다. 미켈란젤로나 도나텔로가 만든 모세 조각상에는 머리에 뿔이 표현돼 있는데, 이는 중세에 성경을 히브리어에서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작은 단어 해석 오류 때문이다. ‘광채’를 뜻하는 히브리어 karan이 ‘뿔’이라는 뜻도 있었는데, 번역자가 이를 잘못 옮긴 것이다. 이 사소한 오역이 수백 년 동안 유태인을 사탄 같은 존재로 몰아붙이는 잘못된 인식의 근거가 되었고 수많은 박해를 불러일으켰다. 여러분이 가진 고정관념 중에 필시 이렇게 사소한 이유로 형성된 것이 분명 있을 테니 늘 점검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유태인이 당한 박해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신과 타인의 성장을 저해하는 근본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고정관념은 오히려 성장 ‘피그말리온 효과’


삶의 성장이란 관점에서 고정관념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좋은 쪽.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과 레노어 제이콥슨은 무작위로 몇 명의 학생을 가리키며 교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들은 곧 학업 성취가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입니다.” 사실 아이들은 아무런 차이가 없는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8개월 뒤, 그 학생들의 성적은 실제로 크게 향상됐다. 교사들이 ‘이 아이들은 곧 똑똑해질 거야’라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격려를 했으며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유명한 ‘피그말리온 효과’다.

 

대부분 고정관념은 성장 막는 ‘편견’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고정관념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끈다. 릴리 잼폴의 실험은 이를 잘 보여준다. 리더들에게 가상의 직원에게 피드백을 주게 했더니 이름이 ‘앤드루’일 때보다 ‘사라’일 때 피드백이 훨씬 부드럽고 온건했다. 이유는 여성을 능력이 떨어진다고 봐서가 아니라, 여성을 남성보다 섬세한 존재로 인식해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배려는 장기적으로 독이 된다. 건설적이고 솔직한 피드백이 줄어들면 성장을 위한 자극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잼폴은 이 때문에 여성 직원들의 성장이 남성 직원들보다 더딜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나쁜 고정관념 깨고 성장하는 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깨고 자기 자신과 타인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까?

 


 

첫째 낯선 경험하기

익숙한 환경과 관계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와 사람을 만남으로써 고정관념을 찾아낸다.

 

둘째 매번 질문 던지기

고정관념에 해당하는 관점이 머리에 들어올 때마다 ‘과연 그럴까?’라는 질문을 매번 던진다.

 

셋째 반대 증거 찾기

자신이 믿는 것과 반대되는 사례나 데이터를 일부러 찾아봄으로써 고정관념인지를 증명한다.

 

넷째 매일 조금씩 변화하기

고정관념임을 알아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면 조금씩 작은 변화를 축적하여 ‘복리 효과’를 경험한다.

 


 

아주 작은 변화의 힘, ‘복리 효과’


이 중 ‘복리 효과’는 생소할 테니 좀 더 설명하겠다. 필자가 번역한 책 <아주 작은 변화의 힘>에 캐서린이라는 여성의 사례가 나오는데, 낮은 직급의 비서로 일하는 그녀는 ‘내 월급으론 10% 저축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캐서린은 이 고정관념에 도전하려고 작은 시도를 쌓아가는 방법을 썼다. 월급의 1%인 33달러를 꾸준히 저축하기로 했던 것이다. 점심 도시락을 싸 와서 아낄 수 있는, 사실상 푼돈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 달엔 2%, 그다음 달엔 3%로 늘려가는 방법을 썼다. 그녀는 케이블 TV 요금제를 바꾸고, 불필요한 구독을 끊고, 커피를 직접 내려 마셨다. 이렇게 매달 1%씩 올린 끝에 연말에 가서는 월급의 10%를 저축하게 됐다. 별것 아닌듯한 이 습관이 그녀의 경제 사정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 복리 효과를 만들었다. 소비 패턴을 정리하고 남는 돈을 자기계발에 투자하면서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이 향상되었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해 실행했으며 그 성과로 거액의 성과금을 받았던 것이다. 비서 업무 외에서 능력을 발휘한 덕에 그녀는 1년 후 10만 달러를 넘는 연봉을 받을 수 있었고, 나중에는 사업가로 독립해 자산가가 되었다. 고정관념을 깨고 반복적인 노력을 기울인 덕에 ‘삶의 구조’가 완전히 바뀐 셈이었다.

 

 

평범한 사람도 훈련하면 뇌구조 바뀐다


삶의 구조는 뇌의 구조, 즉 ‘생각의 구조’가 변화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1955년에 사망한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한 신경과학자들은 ‘하두정소엽’이라는 영역이 일반인보다 크게 발달돼 있었다고 기록했다. 이 영역은 공간적 추리력과 수학적 직관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 하두정소엽 발달은 아인슈타인만의 특성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머리를 쓰고 논리를 다루는 훈련을 받은 수학자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결과는 평범한 사람도 훈련을 통해 생각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사소한 고정관념’부터 찾고 ‘성장 한계선’ 넘어라


고정관념을 깬다는 말은 단순히 생각을 바꾸는 게 아니다. 행동을 바꾸고, 매일 조금씩 반복해 생각의 구조를 바꾸며, 자신의 성장 한계선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자기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본인이 삶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은 아닌지 점검하기 바란다. 아니, 그 전에 고정관념의 뿌리가 모세의 광채를 뿔로 오해한 것처럼 사소한 데 있지 않은지, 일단 이것부터 시작하면 ‘나와 너의 성장’에 강력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_ 유정식 / 진행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