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서양화가의 100년 전 조선 그림
오색 단아한 한복을 입은 한국인의 100년 전 일상.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는 1920~40년대 조선을 방문해 일제강점기 역경 속에서도 온화함과 당당함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깊은 애정과 존경을 담아 그렸다.
두 한국 아이(1940)
“어린 여자아이들은 분홍장미 색깔의 넓은 치마를 발목까지 내려오게 입고, 어린 남자아이들도 같은 색깔의 옷을 입는다. 조금 큰 남자아이들의 바지는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통이 넓고 발목까지 온다. 갓난아기들의 저고리에는 색동 소매가 달려 있다.” -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중에서
장기 두기(1921)
“전형적인 한국 시골의 두 노인이다.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장기를 두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때로는 길가에 앉아서도 한다. 한국에는 놀이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보기엔 여자들에겐 그네뛰기가 유일한 놀이이다. 그들은 우리 스코틀랜드 여자들보다 훨씬 높이 그네를 탄다.”
아기를 업은 여인(1934)
혼례행렬(1921)
시골 결혼 잔치(1921)
정월 초하루 나들이(1921)
“정월 초하루인 설은 한국 최대의 명절이다. 이 날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제일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나들이를 한다.” - ‘키스, 동양의 창을 열다’ 중에서
평양의 동문(1925)
신부(1919)
“한국의 신부는 결혼식 날 꼼짝 못하고 앉아서 보지도 먹지도 못한다.… 신부는 결혼식 날 발이 흙에 닿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가족이 들어다가 좌석에 앉힌다. 얼굴에는 하얀 분칠을 하고 뺨 양쪽과 이마에는 빨간 점을 찍었다. 입술에는 연지도 발랐다.”
연 날리는 아이들(1936)
“서울은 연날리기에 최고로 좋은 도시이다. 연 날리는 철이 돌아오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온통 형형색색의 연으로 뒤덮인다. 웬만한 가게에서는 각종 크기의 연을 파는데, 값도 싸서 어떤 것은 불과 일전밖에 하지 않는다.” -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중에서
한국의 어린이들(1920)
그림 _ 엘리자베스 키스 (Elizabeth Keith, 1887~1956)
아시아 풍속을 다양한 판화와 수채화로 남긴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화가. 1915년부터 일본,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을 여행하며 본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고, 1919년부터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하며 1920~1940년대 한국인의 일상을 다룬 그림과 글을 서양에 알렸다.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KOREA The Land of Morning Calm, 1946)’ 등 저서도 다수 집필했다. 우연히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교 송영달 명예교수가 미국 고서점에서 엘리자베스 키스의 작품을 발견해 수집하면서 2006년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게 됐다.
그림 _ 엘리자베스 키스 / 참고도서 _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책과함께 발간, 송영달 번역)’ 외 / 진행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