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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터도 꿈의 직장 될 수 있다


카센터도 꿈의 직장 될 수 있다


대전 새천년카 김선호 대표





카페야 카센터야?

새천년카 고객대기실을 처음 방문한 고객들의 공통된 반응이 있다. “카센터에 어떻게 이런 공간이 있어요?” 작업장 2층에 마련된 새천년카의 고객대기실은 그야말로 카페다. 목재로 꾸며진 세련된 인테리어에 원목 테이블, 흘러나오는 음악과 깔끔한 화장실까지… 고객들은 여기가 정말 카센터가 맞는지 의아해할 정도다. 특히 젊은 층의 입소문을 탄 대기실은 고객 유치에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새천년카의 고객대기실을 기획하고 인테리어한 사람은 바로 새천년카의 김선호 대표다. 올해 나이 서른. 배움에 성과를 이루는 나이라는 이립(而立)의 나이에 자신의 배움을 자동차 정비소 창업으로 이뤄 냈다. 한밭대 산업경영학과에서 수학하고 서울과학기술대 기계자동차공학과로 편입해 졸업한 그는, 그러나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 창업 준비를 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강연과 강의를 듣고 교육을 받으며 경영에 대한 내공을 쌓았다.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 것이다.
“창업을 하기 전 정말 주의해야 하는 것은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하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거기에 대한 분석 없이 무조건 잘 될 것 같다는 확신만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현재 우리나라는 창업에 대한 강의나 강연 말고도 소상공인들의 창업을 돕는 지원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것이 김선호 대표의 말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소상공인포털 사이트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점포를 오픈하려는 지역만 검색하면 그 곳의 유동인구, 거주인구 게다가 주변의 유사 업소 현황까지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창업 전 최소한 이런 기본적인 분석은 필요하다는 것이 그가 전하는 창업에 대한 조언이었다.
 

블로그로 고객과 수다 삼매경

새천년카 창업 전 들었던 강의 가운데 현재의 새천년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바로 ‘마케팅’ 강의다.
“저에게 멘토님이 한 분 계신데 그 분이 강의에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물건,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더라도 홍보를 못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씀이요.”
멘토의 강연을 따라 여러 가지 마케팅 수단을 고안해 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새천년카의 블로그 ‘백호의 정비소 경영 이야기(http://scntiger.blog.me)’다. 하루 방문자 수 평균 1700명, 포스트에 달리는 댓글 평균 열 개, 인기 블로그가 된 새천년카의 블로그는 새천년카 성공 경영의 일등 공신이었다.
“블로그 하루 방문자 수에 따라서 다음 날 매출액 차이가 상당해요. 어제 방문자 수가 확 높았으면 오늘, 내일의 고객 유입이 증가하고 매출액도 두세 배를 찍는 거죠.”
새천년카의 인기 블로그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자동차 정비소의 엔지니어이면서 마케팅에 집중하는 경영인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김선호 대표. 그래서인지 창업 초기에는 블로그의 정체성을 찾기가 쉽지 않았단다. 하지만 그는 답을 찾았다. 역시 강의에서였다.
“박미애 강사님의 블로그 강의를 듣고 그 분께 컨설팅을 받았는데 그러시는 거예요 ‘그냥 이야기를 쓰세요’ 퍼뜩 정신이 들더라고요. 맞다, 이야기를 쓰면 되겠구나.”
그 후 블로그 제목은 백호의 정비소 이야기가 됐고 새천년카를 찾은 고객들의 이야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손님은 왜 정비소를 찾아 온 건지,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지, 어떤 과정을 거쳐 수리를 했는지 등. 이야기가 올라오는 새천년카의 블로그는 대표와 고객 간 소통의 장이 되었고 새천년카 마케팅의 확실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6배수 인센티브… 사장님 없어도 쌩쌩
지금도 필요한 강의가 진행되는 날이면 전국을 찾아 수강하는 김선호 대표. 그렇게 정비소를 비우는 것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직원들을 믿는다고 답했다. 직원들이 새천년카를 잘 운영해줄 것을 믿는다고. 새천년카의 작업장에서는 즐기면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작업을 하고 있는 나이 지긋하신 부장님, 가벼운 농담을 건네며 경쾌하게 움직이는 젊은 직원. 차별화된 직원 복지 덕에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확실한 것이다.
새천년카는 다른 자동차 정비소와는 차별화된 복지 사항들이 여럿 존재한다. 그 중 가장 특별한 정책은 ‘6배수 인센티브제’. 6배수 인센티브제란, 매출액이 직원들의 월급 합의 6배 이상이면 직원들에게 실 수령액의 1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제도다. 만약 평균 월급이 200만 원이라면 거기에 직원 수 3을 곱한 600만 원의 여섯 배, 36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 받게 된다. 직원들은 처음엔 다들 안 될 거라고 했다. 말이 쉽지 가능하겠냐고. 하지만 김선호 대표는 항상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기본에 두고 있다. 그 결과 작년 8월 9월에는 여섯 배 달성에 성공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했다고 한다. 그렇게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이루어졌다.
새천년카는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과 회사가 함께 만들어 가는 새천년카로 달려가는 것이다.


 

美 전기차 황제 엘론 머스크같은 CEO 되고파

작년 말 새천년카의 문을 열어 7개월 여 경영해 온 김선호 대표는 공구가 없다면 자동차 정비소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공구는 또다른 나 같은 거예요. 제가 없으면 고객 유치가 안 되고 정비소가 돌아가지 않잖아요. 공구도 마찬가지예요.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까 새천년카도 없는 거죠.”
작업장에서 렌치, 스패너, 각종 에어 공구를 사용하는 그는 자신 역시도 새천년카를 위한 공구라고 이야기하며 공구의 날을 다듬듯 자신 역시도 매일같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대표는 새천년카의 프랜차이즈화를 계획 중이다. 등록을 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래를 위한 야심찬 계획을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차별화 된 고객관리 프로그램의 도입도 그중 하나다.
“고객에 대한 두 가지 정보를 입력해서 판단을 하는 거예요. 사는 지역과 최근 방문 정보. 이 두 가지 정보를 문자발송 프로그램에 집어넣는 겁니다. 그러면 평범한 문자 메시지가 아니라 고객에 따라 차별화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죠.”
IT창업도 준비중이다. 현재 새천년카에서 소소하게 진행중인 중고차 구매대행 서비스를 확장시켜 중고차 매매 어플리케이션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김선호 대표는 미국의 고급 전기차 회사 테슬라모터스의 CEO 엘론 머스크를 꿈꾼다. 우주 로켓 회사 스페이스엑스를 세워 매년 로켓을 쏘아올리고, 8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화성 식민지 건설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엘론 머스크. 김 대표도 그와 같은 크고 넓은 목표를 마음에 품은 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새천년카는 첫 걸음이다.

글 _ 이대훈 · 사진 _ 박성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