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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美철도노동자 작업복 브랜드, 패션 아이콘으로 – 칼하트, 디키즈
작업복은 19세기 미국 철도 노동자 또는 광산 노동자들이 입던 작업복을 기초로 한다. 노동 현장에서 입는 옷인 만큼 내구성과 실용성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작업복의 그런 매력을 바탕으로 작업복 브랜드에서 시작해 지금은 세계적인 유명 패션 브랜드가 된 회사들이 있다.
작업복에 대해 말하려면 대표적인 브랜드 칼하트(Carhartt)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1889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창립된 칼하트는 철도 노동자들이 입는 작업복을 만들던 회사다. 처음에는 직원 다섯 명과 두 대의 재봉틀을 갖춘 작은 회사였지만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뒤에는 미국 7개 주에 6개의 공장 시설을 갖춘 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배경에는 창립자인 해밀턴 칼하트가 있었다. 해밀턴은 노동 현장을 찾아가 노동자들이 어떤 옷을 필요로 하는지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작업복을 제작하며 뛰어난 작업복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졌다.
1975년 파리 프레타포르테 패션쇼에서 하나의 패션 분야로 인정받은 작업복. 이후 작업복(워크웨어)가 대중들 사이에서 ‘패션’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은 1990년대 초, 칼하트는 본격적인 패션 브랜드로서의 출범을 알렸다. 작업복이 가진 고유의 감성은 유지하면서 젊은 층의 감성과 트렌드를 가미한 작업복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 이 시기가 바로 투팍(2Pac)과 비기(Notorious B.I.G.) 등 힙합 아티스트들이 공식 석상에서 워크웨어를 입은 모습을 자주 보이던 때다. 칼하트는 이런 흐름 속에서 전 세계를 대표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올해로 창립한지 125년이 되는 칼하트. 노동자를 위한 브랜드에서 시작해 전세계 일반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된 지금까지, 칼하트가 달라지지 않은 점은 바로 노동자를 중시하는 정신이다.
① 빕 오버롤
보통 ‘멜빵 바지’라고 불리는 오버롤 바지는 워크웨어 대표 의상이다. 특히 칼하트의 빕 오버롤은 창립자 해밀턴이 많은 노동자들의 의견을 듣고 선보인 ‘노동자 맞춤복’이다. 각종 공구를 넣을 수 있는 가슴의 커다란 주머니, 쉽게 손상되지 않는 3중 스티치, 녹슬지 않는 재질의 단추 등은 노동자들의 니즈에 딱 맞았다.
② 워크팬츠
칼하트가 1939년 처음 선보인 워크팬츠 역시 작업에 최적화된 기능성을 엿볼 수 있다. 보호 패드 삽입이 가능한 무릎 자켓과 망치 등의 공구를 걸 수 있는 측면의 주머니 ‘해머 루프’가 그것이다.
③ 초어 코트
1917년 발매된 초어 코트는 ‘큰 가슴 주머니가 달린 튼튼한 재질의 옷’의 대명사가 되었다. 막 입어도 망가지기보다 몸에 맞게 변형되는 초어 코트는 그 매력으로 출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 머피가 입은 옷이 바로 칼하트 초어 코트다.
디키즈(Dickies)는 1922년 미국 텍사스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작업복을 제작하며 시작된 브랜드다. 모자를 만들던 E.E.디키와 C.D.윌리엄슨은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석유노동자들이 입고 작업할 수 있는 워크웨어를 제작하기 시작하며 의류 회사로 전향하였다. 1950년대 텍사스의 석유회사들이 중동 지역과 아라비아 지역에 진출하면서 디키즈의 작업복 ‘1524워크 셔츠’가 가진 활동성과 내구성이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후 디키즈 브랜드는 튼튼한 작업복의 대명사가 되었다.
디키즈의 회사 이념은 ‘75년 이상 입을 수 있는 견고한 품질과 편안함’이다. 이런 모토를 바탕으로 제작된 디키즈의 옷은 가격대비 내구성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디키즈는 워크웨어 시장에서는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브랜드이며 이런 입지를 기반으로 2000년대에 들어서며 더 이상 워크웨어 브랜드가 아닌, 스트릿 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튼튼한 내구성이 특징인 디키즈의 작업복. 넘어지는 일이 일상인 스케이트보더들도 디키즈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스케이트보딩에 튼튼한 디키즈의 작업복만큼 적합한 의류는 없겠다는 판단에서였다. 현재 디키즈는 ‘스케이트보더의 옷’라 불릴 만큼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다.
① 874 워크팬츠
디키즈의 시그니처 트윌 소재를 적용한 874 오리지널 워크팬츠는 출시된지 반세기가 넘는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내구성이 뛰어나 찢어지지 않는 특징은 스케이트보더들에게 단순한 멋 이상의 가치가 있다.
② 더블 니 팬츠
이름처럼 무릎 부분에 포인트를 더한 디키즈 더블 니 팬츠는 무릎에 원단을 한 겹 덧대 내구성을 한층 강화한 제품이다. 내구성 뿐 아니라 루즈핏 형태가 기본인 모습도 요즘의 트렌드와 잘 어울려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③ 아이젠하워 자켓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공군이 착용했던 파일럿 자켓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아이젠하워 자켓. 단단한 내구성에 주머니를 더해 실용성을 높인 이 제품은 긴 시간을 이어온 디키즈만의 역사를 전하는 제품이다.
글 _ 이대훈